2014년 5월 14일 수요일

나쨩 빈펄랜드 (Vinpearl Land, Nha Trang)

빈펄랜드는 아이가 한번 가면 나오기 싫어한다는 바로 그 마성의 섬이다.
빈펄랜드는 그 큰 섬 하나가 리조트, 놀이공원, 워터파크, 골프장으로 되어 있는 섬이고,
나쨩에서 빈펄랜드로 가는 방법은 아래 바다 위 케이블카를 이용하거나, 배를 타는 방법이 있다.

들어가는 입장료(케이블카 비용)가 한 30000원 정도(550VND) 하는데, 그거 끊고 빈펄랜드에 들어가면 놀이공원, 아쿠아리움, 워터파크 등이 모두 다 공짜다. (표 검사를 안하고 다 즐길 수 있다)
워터파크 내에서 가지고 놀 튜브나 보트 등도 모두 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거니와, 오락실같은 게임장에서의 게임 (뽑기로 본전 뽑았다는 사람도 봤다 -_-) 역시 모두 다 무료다.
다만, 들어갈 때 음식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식사와 음료, 간식 비용 정도가 들고, 워터파크에서 처음 짐 맡길때 돌려받지만 보증금이 필요하고, 타월을 이용하는 경우 타월 이용료가 15VND 정도 든다.

원래 처음 나쨩 여행을 계획했을 당시 빈펄랜드 리조트에 묵을까 하다가, 빈펄랜드는 하루면 충분히 놀고도 남을것 같고(엄청 길게 놀아봤자 2일이면 지겨워질듯), 빈펄랜드 외로 노는 곳은 다 나쨩 시내쪽에 있어서, 만약 빈펄랜드 리조트에 묵으면 매번 배나 케이블카 타고 시내로 나오는게 힘들 것 같아 그냥 시내에 있는 쉐라톤으로 숙소를 정했는데... 역시 가보니 적절한 생각 이었던 것 같다!

근데 호텔에서 아침 8시에 나와서 빈펄랜드에서 저녁 6시반쯤까지 계속 정신 없이 놀았을 정도로 정말 그 곳에서는 신나게 놀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워터파크나 놀이공원이나 전부 거의 기다리지 않고 바로바로 탈 수 있는 게 너무 좋고, 다 무료라서 간식값이나 타월이용료 같은것만 챙겨놓고 빈손으로 다녀도 된다는 점도 좋은듯.

빈펄랜드 케이블카를 타고 도착하면, 제일 처음 놀이동산(outdoor game zone)이 앞에 있다. 놀이동산이라고 해도, 바이킹이나 롤러코스터, 범퍼카, 회전목마 등 누구나 다 아는 놀이기구 외로 vinpearl alpine coaster라고 1인용 카트를 타고 긴 산을 올라가 정상에 도달한 다음, 자기가 앞차와의 배차간격을 생각하며 속도 조절을 해 가면서 산을 내려오는 놀이기구인데 -_- 빈펄랜드에서 유일하게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릴 만큼 정말 최고로 재미있다.
엄마는 Evolution이라는 이름에 동그란 놀이기구(빙글빙글 돌다가 360도로 막 회전해 지구 중력도 체험이 된다)가 재밌었다고 했다.
근데 뭐 어린애가 아닌 이상, 이런 놀이기구는 반나절이면 놀기에 충분한 것 같긴 하다.

<엄마가 엄청 좋아했던 놀이기구>

그 다음 긴 상점가를 걸어 지나가면서 식사도 하고 휴식도 한 다음에
돌고래쇼를 하는 곳과 아쿠아리움이 나온다.
사실.. 뭐 삼성동에 있는 아쿠아리움도 나름 괜찮았거니와, 상해에 있을때 있던 엄청난 규모의 아쿠아리움을 경험했기 때문에 규모가 놀랍지는 않았지만,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어 아이들과 한번 방문하기에는 꽤 좋다. 베트남 나쨩에서 살고 있는 열대 물고기들을 볼 수 있거니와 더위를 피하기에도 좋으니까. ㅎㅎ


<빈펄랜드 홈페이지에서 퍼온 수족관 내부 사진. 가만히 서 있으면 레일이 움직인다.>

아쿠아리움을 지나가면 워터파크가 나온다.
엄청 다양한 미끄럼틀 놀이기구들이 있다. 혼자 맨몸으로 타는거, 튜브 타고 타는거, 보트 타고 타는거, 여러명이 타는거 등등. 
가장 좋은 점은 전혀 기다리지 않는 다는 것? 그냥 걸어 올라가면 바로 탈 수 있다. ㅎㅎ
물에서 노니까 전혀 덥지 않아서 그게 제일 좋았다.
다만 모든 놀이기구가 운행시간이 있고 쉬는 시간이 있으니, 사전에 그 시간을 확인해 두는게 좋다.워터파크는 대략 6시쯤 되면 거의 대부분이 운행이 끝난다.

<스릴 만점이었던 tsunami slide>

6시가 되어서 놀다 지친 상태에서 맡겨놓은 짐을 찾아서 간단히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고는 다시 긴 길을 걸어 케이블카 터미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빈펄랜드를 빠져나왔다.


더 궁금한 놀이기구에 대한 내용은 빈펄랜드 홈페이지 참조
-->  http://www.vinpearlland.com/en-US/Home/default.aspx

<돌아가는 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빈펄랜드>

베트남 여행과 돈 이야기 (the story about money of vietnam trip)

여행을 하면서 엄마가 제일 자주 물어 보던 말이 이거였다.
"그래서 이게 얼마라는 거야?"

그리고 나도 처음 베트남에서 0이 너무 많이 붙은 가격때문에 엄청나게 가격을 읽어내기가 어려웠던게 사실이다. 영어로 말하기도 힘들고.

예를 들자면 1,000,000 VND가 한국 돈으로 얼마 정도 되는지 잘 가늠도 안되니까.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상인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엄마의 질문에 매번 대답을 하면서 쉽게 가격 수준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일단 상인들도 0이 너무 많이 붙으니 '0' 3개는 생략하고 말을 한다는 점.
가격이 얼마냐는 질문에  3 hundred 라고 대답했다면, 그건 300,000 VND를 말하는 것.
그리고 우리나라 원과 베트남 동은 대략 우리나라 원에 x20정도 하면 베트남 동이 된다는 점.
그 말은 우리의 100원은 2000VND정도 된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2061.xxxx 뭐 이렇다)
그렇다면, 반대로 베트남 동을 가지고 우리나라 원으로 얼마인지 확인을 하려면...
일단 '0' 3개를 빼고, x50을 해주면 된다.
300,000 VND면 300 x 50 = 15000원. 쉽지?

베트남의 물가가 어느 정도 되는지는 몇가지 사례를 말해주겠다.

과일가게에 가서 과일을 샀는데, 두리안 중자 사이즈 1개가 90,000 VND (앞으로는 이하에 모두 '0' 3개는 생략하겠음), 망고가 4개에 30VND 정도였고, Jack Fruit 둘이 배 부르게 먹을 만큼의 잘라낸 한 덩어리가 20VND.
그 말은, 두리안은 4500원 정도, 망고는 4개에 1500원정도, Jack Fruit는 1000원 정도였다는 것.
(참고로 두리안도, 잭프룻도 꼬리꼬리한 냄새 때문에 호텔에 들고 들어갈 수 없다.
들고 들어오면 청소비 명목으로 어마어마한 돈을 부과한다.)

<잭 프룻이 뭐냐고? 요렇게 요상망측하게 생긴 과일임. 맛있음. 칼로 쪼개서 알맹이만 파는데, 안에 씨를 뱉어내면서 먹어야 함.>


<내가 사랑하는 과일 패션프룻>
 예전중국 윈난 배낭여행때 뤄야가 사줬던 과일인데, 그땐 그게 이건지 몰랐다. 엄청 새콤한테 향기가 너무너무 좋다. 과일쥬스에 들어가면 향긋함이 배가 됨.
아침 부페에 항상 있었는데, 그냥 생으로 먹는것 보다 주스를 만들거나 혹은 소다에 타 먹으면 엄청 맛있는듯.

<두리안. 엄마가 사랑하는 과일>
신기한게 중국에서 주재원으로 살던 시절 마트에서 팔길래 낱개 포장해 팔던거를 큰맘 먹고 하나 사 먹은 두리안은 입에 한입 물자마자 토하고 양치질 30번쯤 하고, 두리안 싸서 바로 쓰레기통에 버린 것은 물론 냄새때문에 대청소도 하고 난리 부르스를 췄던것 같은데, 엄마랑 중국 여행중일때나 이번 여행에서 사먹은 두리안은 엄청 맛있었다. 아마 저 딱딱한 상태인 애를 주문하자마자 까서 주는데, 시간이 지나기 전 신선할때 먹는 것과 까 놓고 시간이 한참 지난 다음 신선도가 떨어져 있을때의 두리안의 냄새와 맛 차이가 엄청난것 같다.
뭔가 느낌이 꼭 버터를 씹는것 같기도 하고, 향긋한 꽃향기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오묘한 맛이 나는 과일이다.

망고와 패션프룻을 비롯 5~6가지 생과일만 넣고 갈아 만든 진한 쥬스 한잔이 15 VND
그 말은 100% 천연 생과일 쥬스 한잔이 750원이었다는 뜻이다.

여행지에서 목말라 시원한 야자수 열매를 종종 사서 먹었는데, 그게 한개에 15~20 VND 정도.
즉, 한개에 1000원 쯤 되었다.

빈펄랜드에서 하루 종일 놀았던 입장료가 1100VND.
(케이블카 입장료인데 실제 빈펄랜드로 들어가면 놀이공원을 가든, 워터파크를 가든 입장료를 추가로 받지 않는다)
둘이서 55000원 정도 들었다는 뜻이다. (그 말은 1인은 27500원)

베트남 커피가 너무 맛있어서 종종 아이스 블랙커피를 사 마셨는데 그게 25VND 정도.
1250원이었다. (커피가 엄청 찐하고, 얼음을 무한리필 해 주는 데다가, 커피 나오기 전에 차 역시 무한 리필로 가져다준다. ㅠㅠ )

택시를 타고 쉐라톤 호텔에서 좀 멀리 떨어진 빈펄랜드 케이블카 터미널까지 가는데 든 돈은 108VND, 5040원 정도. (우리나라에 비해 택시 요금도 저렴)
다만, 택시는 택시 크기에 따라 가격이 엄청 달라진다. 작은 택시는 기본요금도 추가 요금도 저렴한데 비해, 큰 택시는 기본요금도 비싸고 추가로 올라가는 요금도 비싸서 장거리 갈때에는 요금 차이가 어마어마하게 난다.
Tapba 온천에서 쉐라톤 호텔까지 왔을때의 택시비는 120VND, 6000원 정도였다.

처음 공항에서 쉐라톤 호텔에 올 때에는 1인당 15$(2명이어서 30$로 33000원을 선지불)를 내고 사전 예약을 했었는데, 돌아갈 때에는 그냥 택시를 타고 갔었는데...
시내에서 공항까지 약 1시간 택시를 탄 택시요금은 제일 큰 택시를 탔더니 610VND 정도 되었다. ㅠㅠ (원래 500VND 정도일거라 생각했는데.. 털썩.)

해산물은 대부분 무게를 달고, 사전에 무게당 얼마인지 사전 협의를 한다.
근데 정신을 잘 차려야지, 얼렁뚱땅 처음 가격과 다른 가격을 말하기도 한다. -_-a
그래서 아까 안그랬잖아 막 우기면, 그게 그게 아닌데 막 이러다가 ok ok 하며 넘어가기 일쑤.
나쨩에 랍스터 양식장이 있다는 말이 무색하게 랍스터는 생각보다 별로 파는 곳도 못보고, 가격도 한국보다 별로 싸지도 않았다. -_-a
일반적으로 가볍게 식당에서 먹은 점심이나 야식은 보통 3~400VND 정도 들었다.
하지만, 고급 레스토랑이냐와 어떤 음식을 시켜 먹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

일반 식당에서의 맥주는 1병에 대략 30~35VND 정도이지만, (1500원)
단, 쉐라톤 호텔에서의 타이거맥주는 1병에 78VND인것처럼 1급 레스토랑은 가격 차이가 좀 난다.

Tapba 온천의 2인용 private tub는 600VND, 마사지는 1인에 180VND였다.
즉, 2인 욕조는 30000원, 마사지는 1인당 9000원 정도.
참고로 private tub가 아니라 public tub를 선택하면 가격이 많이 싼데,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한 욕조에 들어가야 할 수도 있다.
(단체로 여러명이 왔다면 저렴할듯하고, 운이 좋아 큰 대중욕조에 둘이 들어가기도 했다고 하지만 꽤 인기가 높은 곳이라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아, 보트 타고 한 섬 투어 및 바다낚시, 스노쿨링...
이 현지 여행사 투어는 2인에 104$ 들었다.
사람이 더 모이면 가격을 깎아주겠다고 했는데, 손님이 없어서. ㅋㅋ



선물로 사온 베트남 커피는 한봉지에 120VND 정도였는데 아주 맛있다.
(Metrang의 MC1, MC2, MC3 시리즈 중 MC2였나? 숫자가 높아질수록 맛이 더 진해지고 가격도 좀 더 비싸진다. 이렇게 맛있을 줄 알았으면 MC3도 한봉지 살걸. ㅠㅠ)
사실 내가 먹을 건 위에 적은 싼걸로 사오고, 루왁 커피(사향고양이똥 커피?)를 마셔보고 엄마랑 아빠 걸로는 비싼 커피를 샀는데.. 돌아와서 먹어보니 내가 산 저렴한 커피나 별반 맛 차이를 모르겠다고들 한다. -_-;

나중에 친구들 요청으로 뭐 선물세트로 베트남 커피와 베트남 커피를 내리는 커피잔 선물셋트도 좀 샀는데, 맛이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
베트남이 향신료가 많이 나서인지, 커피 말고도 참 다양하게 맛있는 차들도 많이 팔고,
또 태국과 인접해 있어서인지, 태국만큼은 아니지만 마사지와 spa salt도 저렴하니 참고.

 <하얀 백사장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Nha Trang 해변가>

5일간의 나트랑 여행기 (5 days Nha Trang tour)

지난 4월 말 엄마와 함께 베트남 나쨩으로 4박5일 여행을 다녀왔다.

내가 여러 장소 중에서 나쨩을 선택한 이유는,
1) 패키지 여행은 갑갑하니 자유여행이었으면 좋겠다
2) 오래 걷기 힘들다
3)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4) 볼거리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
5) 더운거 참기 어려우니, 좀 시원하게 쉴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6) 맛있는거 많이 먹고 싶다. (특히 두리안 같은 열대과일이나 해산물들)
의 엄마의 원하는 요구사항을 최대한 맞추기 위해서였다.

일단 나쨩(영어식 발음으로는 나트랑)의 매력이라고 하면,
휴양지 이면서도 볼거리가 좀 있다는 점과,
빈펄랜드라는 최고의 놀이시설이 있다는 점(심지어 골프장도 있어서 남자분들도 좋아할듯),
그리고 베트남 음식이 그래도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는 점이 가장 클 것 같다.
뭐 열대과일도 맛있고, 열대과일들을 섞어서 만들어 주는 과일주스 역시 엄청 맛있는데,
베트남 쌀국수나 스프링롤도 입에 잘 맞고, 무엇보다 해산물 BBQ와 맥주는 정말 최고다.
(언젠가 저녁에 엄청나게 큰 조개를 골랐는데 - BBQ를 예상하고 - , 조개탕으로 만들어서 가져다 주었는데 의외로 맛있었다. 신기한건 베트남 음식에는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는데 - 그 조개탕에도 생강이나 페퍼민트를 비롯 다양한 허브들이 들어가 있었다- 그게 이상하지 않고 맛이 괜찮다는 점. 그리고 성게도 있길래 이건 어떻게 먹는건가 해서 시켰더니 구워서 머리를 따 가져다 줬는데 이런 요리는 처음 먹어봤다. ㅎㅎㅎ)

나쨩의 단점은, 반대로
휴양지 이면서 다른 휴양지들보다 스킨스쿠버나 스노쿨링을 하기에 화려하지 않다는 점일 것 같다.

일단 여행은 쉐라톤 호텔과 비행기 숙박을 검색해 여행사를 통해 예약을 했고,
(현지에서의 달러를 베트남 동으로 환전하는것이 훨씬 환전에 좋다고 해서 베트남 동은 아주 약간만 환전하고, 달러화를 가져가서 100달러짜리 지폐를 현지에서 환전해서 사용했다.)
나머지 일정은 엄마와 이야기 하면서, 거기에서 대략적으로 결정해가면서 놀았다.

[첫째날]
일단, 베트남으로 가는 대한항공 직항기를 타면, 밤 11시쯤 나쨩에 도착한다.
미리 여행사를 통해 사전에 예약한 쉐라톤 호텔의 셔틀버스를 타고 약 1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나쨩 시내로 돌아와 체크인을 했더니 이미 새벽 1시.
간단히 씻고, 내일 할 일을 간단히 검색한 다음 잠자리에 들었다.

[둘째날]
아침 식사를 쉐라톤 호텔의 아침 부페를 먹고 (맛있어서 엄마와 연신 감탄을!)
이 날 하루는 일정에 여유가 좀 있어서 쉐라톤 호텔의 내부 수영장에 잠깐 갔었다.
쉐라톤 호텔이 해변가에 있어서 야외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면 바로 앞 바다가 보이고,
바닷물처럼 소금물기가 없기 때문에 수영을 해도 몸이 꿉꿉하지가 않다.
무엇보다 수영하다가 다시 방에 돌아가서 씻고 옷을 갈아 입기도 좋거니와,
소지품 분실의 우려도 없고,
수영장 안에서 커다란 타월도 제공해 주고,
수영하다가 그늘에 누울 수 있는 파라솔도 있어서 쉬엄쉬엄 물놀이하기에 참 좋았다.

<바로 앞 바다가 보이는 쉐라톤의 내부 실외 수영장>

10시쯤  NhaThoNui(대성당)과 Longson Pagoda(불교 사찰)으로 갔다.

성당에서 웨딩촬영을 하는 커플들을 많이 보았는데, 정말 여기서 대충 찍은 사진들이 모두 다 패션 화보집처럼 찍힌 것으로 보아 사진발 정말 잘 받는 장소임이 분명하다.

<아름다운 NhaThoNui 대성당>

그리고 대성당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Longson 사원으로 갔다.
바로 옆에 학교가 있어서 그런지 학생들이 많았는데, 입장료가 무료인 이곳을 지나가려면 돈을 내라며 입구를 지키고 서서 돈 내라고 계속 장난을 치는 바람에 (나중에 정말 내가 화를 냈더니 우르르 도망갔다 -_-) 좀 짜증이 났었지만, 유명한 두 불상(앉은 불상과 누운 불상)이 있었다.



여기에서 Dam Market으로 가서 LacCanh 레스토랑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시장을 구경갔다. 근데, 날씨가 쨍쨍 덥기도 하고 시장 물건이라는게 그냥 그렇고 그래서 사실 별로 오래 있지 않고 호텔로 돌아와 버렸다.


<LacCanh 레스토랑 : BBQ가 유명하며 저렴하고 맛있지만, 엄청 외진곳에 있음>


그리고 에어컨 빵빵한 호텔에서 잠시 낮잠 타임... 후...

야시장과 마사지집으로.
더운 날씨의 나라여서 그런지 정상적인 낮시장은 엄청 한산하고 참 볼거리가 없더니, 야시장은 도리어 물건을 사는 사람들도, 음식을 먹는 사람들도 많고 복작복작했다.

<night Market : 낮에 간 시장보다 이 야시장이 더 복작복작 사람이 많다>


[셋째날]
아침에 일어나 쉐라톤 아침 부페를 먹고 택시를 타고 빈펄랜드 케이블카 터미널로 갔다.
이 날은 하루종일 빈펄랜드에서~~

먼저 빈펄랜드의 놀이동산에서 가볍게 이것저것을 즐긴 후,
(나는 특히 이중에서 1인용 카트를 타고 산 위로 올라갔다 쒱~하고 내려오는 알파인 코스터가 참 재밌었다. 엄마는 빙글빙글 360도 회전하는 Circle Carousel 이 제일 재밌었다고 했다)

가볍게 점심을 먹고 베트남 커피를 마시며 휴식.
그리고 아쿠아리움에서 물고기 구경을 하고, 워터파크로 넘어갔다.

뭐 여러가지 종류의 미끄럼틀도 있고 파도풀장도 있고 다양한 놀이기구를 즐겼는데...
저녁 6시까지 엄청 놀다 보니 엄마와 나 모두 엄청 지쳐있었다.
샤워실 및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케이블카를 타고 나와서,
택시를 타고 저녁을 먹고 다시 호텔로 들어와 떡실신.

[넷째날]
첫째날 지나가면서 거기 현지 로컬 여행사에 Fishing & Snokling 예약을 해 둔 터라 이 여행을 즐겼다.
다행인건지 불행인건지 우리가 빌린 배는 엄마와 나 단 둘밖에 없었다. -_-a
그런고로 배를 운전하는 아저씨와 투어 가이드 아저씨, 그리고 나와 엄마 이렇게 4명이서 보트를 타고 투어를 했다.

먼저 문섬 근처에 가서 배 낚시를 하면서 물고기를 잡았고,
문섬 해변가 근처로 가서 스노쿨링을 한 다음,
배 위에서 BBQ와 월남쌈, 샌드위치를 점심으로 먹고,
Tam섬에 가서 잠시 쉬었다.
Hon Tam Green Resort라고 Tam섬 자체에 큰 리조트가 있고, 해변가에서의 놀이는 물론이고 야외 풀장도 있었는데 그냥 푹 쉬면서 놀기에 참 좋아 보였다.
<바다낚시를 하러 가는 배 위의 풍경>

<Hon Tam Resort 전경>

<Tam섬의 해변가, 무엇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 너무 좋다.>

이렇게 하루 신나게 놀고나서 대략 4~5시쯤 호텔까지 데려다 준 다음 역시 떡실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TyMy Spa라는 마사지샵에 가서 호화로운 마사지를 받고 뽀송뽀송한 피부로 돌아오면서, 길거리 자판에서 두리안, 망고를 사서 과일을 먹고....
호텔로 돌아와서 숙면.

[다섯째날]
마지막 날이어서 역시 든든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짐을 싸고, 체크아웃을 한 다음, 짐을 호텔에 맡기고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Nha Trang의 유명하다는 머드온천을 마지막날 다녀올 마음으로 빼 두었기 때문에, 가는 길에 있는 Po Nagar 사원도 같이 들렸다.
Po Nagar 사원은 불교 사원은 아닌것 같았고, Po Nagar라는 신을 모시는 사원 같았는데,
생긴 모습이 캄보디아의 앙코르왓 사원처럼 뾰족뾰족 신기하게 생겼다.
이날이 무슨 종교적 행사가 있는 날이었는지,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모여서 춤도 추고 제사 같은것도 지내고 음식도 나눠먹고 복작복작 거렸다.

 
<Po Nagar 사원>

원래는 이 근처 유명한 식당이 있어서 거기에서 점심을 먹고 온천에 가려고 했는데, 덥기도 하고 짜증도 나고 가까워보였던 길을 영 못찾겠는 거다 -_-; 그래서 길 헤메다 들린 그냥 거기 현지 시장에서 Jack Fruit 라는 과일을 사 먹은 김에 그냥 바로 TapBa 온천으로 택시 타고 떠나버렸다.

TapBa온천에서 엄마와 둘이서의 2인용 private bath tub를 예약하고, 마사지 받는것도 같이 예약한 다음 들어갔는데... 어쨌거나 머드온천은 색다른 체험이었다. (물이 짜다 -_-)

먼저 수영복으로 탈의한 다음 간단히 물로 샤워를 한 다음 배정된 커다란 플라스틱 욕조에 들어가면 직원이 머드온천물을 틀어준다. 그럼 거기에서 머드팩을 온몸에 바른 후 약 30분 정도 들어가 있다가 나와서 앞에 있는 의자에 누워 머드팩을 말린다. 그리고 나서 다시 샤워로 머드를 닦아 낸다.

<머드온천을 할 때는 사진기를 사물함에 놓고 와서 찍은 사진이 없다. 인터넷에서 퍼 왔음>

그 다음 밑으로 내려가면 일반 온천물이 있는데, 거기에서 또 따듯한 온천물에 앉아서 온천 목욕을 한 다음 수압이 센 온천물로 지압 샤워를 하면 이 코스의 끝.
마지막은 야외 수영장이다.
폭포수에서 물지압을 좀 받고, 실외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그늘에 누워서 휴식을 하면서 간단히 요기거리를 시켜먹었다. 재밌는건 돌아다니면서 주문을 받기도 하지만, 식당에가서 음식을 시키면 알아서 배달을 해 준다.
어쨌거나 재밌는건 이곳의 물은 모두 짜다는 점. 머드온천 물도, 두번째 들어간 온천 물도, 샤워 물도, 심지어 수영장 물도 따듯하고 짜다. -_-
<Tapba Hot springs의 야외 수영장. 그늘에 누워서 vietnam ice coffee를 마시며 바라본 풍경>

그리고 마사지를 받았다.
이상하게 마사지를 하면서 연신 엄청 예쁘다는둥 아부성 발언을 마구 해 대더니, 마사지가 끝나고 나니 팁을 달랜다. -_-a 들어갈땐 그런 말 없더니... 여하튼 좀 황당.
그래도 좋은건 마사지 + 허브 사우나 + 샤워까지 한큐에 되어서 몸에 붙어 있던 짠기도 없애고, 샤워도 편히 끝내고 뽀송뽀송한 채로 나왔다는 점?

호텔로 돌아온 이후, 사람들에게 선물할 것과 기념품(?)을 사기 위해 쇼핑센터에 잠시 들린 다음, 쉐라톤 호텔의 저녁 부페를 먹었다.
(뭐 이날 게나 새우 같은 해산물 BBQ도 토할 만큼 많이 먹은 것 같다.)

그리고 8~9시쯤 택시를 타고 공항에 간 다음, 비행기 타고 한국으로 돌아오니 다음날 아침이었다.

비용등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트에 남기도록 하겠다.

2014년 5월 13일 화요일

5개의 고궁 투어~ (The 5 old palaces in Korea)


이번 봄에는 조선왕조시대에 지어진 5개의 고궁들로 투어를 다녀왔었다.

사실 주로 경복궁이나 창덕궁이 중고등학생들의 봄소풍장소로 많이 지정되어 와서, 자주 가 봤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최근 들어 고려말~조선시대 역사서를 많이 읽고 난 다음에 다시 찾아보니 느낌이 좀 색달랐다.

최초 정도전과 이성계가 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울 당시에 처음 지었던 경복궁부터, 태종 이방원이 왕자의 난을 거쳐 조선 3대 임금으로 제위를 할 때부터 사용한 창덕궁, 그리고 조선시대의 슬픈 역사에 의해 임금이 임시로 거처를 옮겨서 사용한 이궁들, 성종처럼 위에 모셔야 할 할머님들이 많거나, 궁의 전각이 모자랐던 시절 추가로 지었던 그 외의 다른 고궁들 역시 각자 그 역사의 느낌이 그대로 잘 남아 있었다.

경복궁은 조선 초기부터 중기 정도에 이르르기까지 가장 오랫동안 정궁으로 사용되었던 만큼, 확실히 품격이 남다른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강녕전의 위엄이나 교태전의 섬세함과 우아함은 다른 어디와도 비길 바가 못되는 느낌이 든다.또 여자들에 대한 세삼한 배려도 돋보이는게 자경전(대비전)에서는 정말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돌담이 화려하게 펼쳐지고, 보물로 지정된 십장생모양의 굴뚝 역시 유명하다.

<경복궁 자경전의 예쁜 담벼락>

그렇지만, 경복궁은 세종대왕 때의 안정적인 시기를 제외하고는 태조때는 왕자의 난을 비롯, 수양대군을 비롯 수많은 왕위찬탈의 피비린내 나는 역사를 함께 했고, 심지어 임진왜란때 선조가 왜군을 피해 백성을 버리고 도망가자 백성들이 궁을 불태워 전소해 버렸던 역사도 있다. 경복궁이 뭔가 불길하다 느껴서인지 이후 왕들은 경복궁을 버리고 주로 창덕궁에서 지내게 되었다. (그래서 실제로 조선 시대에 가장 오랫동안 사용된 궁궐은 경복궁이 아닌 창덕궁이다.)

그러다가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에 의해 오랜 시간동안의 안동김씨 세도정치의 주무대였던 창덕궁을 버리고 터만 남은채 방치되어 있던 경복궁을 재건하였다. (지금 보고 있는 경복궁은 창덕궁을 기반으로 흥선대원군에 의해 재건된 궁이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서 일본에 의해서 명성황후 시해 등의 일이 벌어지면서, 고종은 러시아 공사관이나 경운궁(덕수궁) 등 여러 곳을 전전하다가 결국 폐위되었고, 그 뒤를 이은 순조는 다시 창덕궁에서 마지막 생활을 보낸다.

<덕수궁 내 고종이 차를 마시던 정관헌, 최초의 서양식 건물> 

고궁을 돌아보다보면 너무 쓸쓸하고 가슴 아픈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다.

물론 창덕궁 뒤 후원의 규장각 터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그당시 정조가 느꼈을 흐뭇함이나, 또 정조를 그렇게나 담고 싶어했다는(실제로 영특하고 책 읽기를 좋아해서 실제 정조와 많이 닮았었다고 하지만, 20대의 젊은 나이에 요절해 순조 다음 임금이 되지 못했다) 정조의 손자 효명세자가 후원의 조용한 곳에서 할아버지를 본받아 열심히 공부를 하기 위해 지었다는 소박한 건물들(정조의 검소함까지 닮은 것인지, 세자가 거처하면서 공부를 한 건물이라고 보기에 엄청 소박한 건물들이 놀랍다), 또 숙종이 자신의 아름다운 장희빈을 위해 지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아름다운 애련지와 애련정, 임금들의 풍류를 느끼게 해주는 옥류천이나 또 백성들을 생각해 직접 농사를 짓고 누에를 키웠던 모습이 남아 있는 것들을 보면 흐뭇하고 기쁘기 그지 없다.
<기오헌, 효명세자가 독서를 하던 공간> 

하지만, 조선 말기에 쳐들어온 일본이 우리 고궁들의 우아한 아름다움을 보고 너무 놀란 나머지, 대부분 아름다운 궁궐들을 그 채로 뜯어서 일본에 가져가거나 다른곳에 옮기거나 없애 버렸다.(일례로,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당시 건물의 수가 330여개 동 이었다고 하나, 일제에 의해 그 전각들의 약 9/10에 해당하는 숫자가 뜯겨져 나가 30여개 동만 남았다고 한다.)
게다가 경복궁에서 고종이 어떻게든 피신시키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군사를 이끌고 한 나라의 황후를 처참히 시해하고(닮은 시녀들까지 무참히 살해했다), 또 그 이후 불을 지르는 등 시신까지 철저히 훼손하는 일이 일어났다. 최근 명성황후의 시해장소로 잘 알려진 건청궁이 재건되었지만, 이런 사실을 알고 건청궁을 돌아보다보면 그 건물의 아름다움에 앞서,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정치적 견해 차이로 인한 안타까운 다툼, 또 그 사이에 많은 열강들이 서로 이제 막 개방한 조선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발톱을 이리저리 내 두르며 싸우던 사건들, 그리고 힘이 없어서 어처구니 없고 격분할 만한 일들을 당할 수 밖에 없었던 우리 선조들, 결정적으로 그 중 일본이 했던 처참한 행동들이 떠오르면서 기분이 몹시 씁쓸해진다. (힘없는 나라에 사는 국민들이라면 모두 다 느낄 법한..) 건청궁의 동궁전은 심지어 한 일본인이 그 모양 그대로 뜯어 일본에 가져 가서 자신의 별장으로 개조해 썼으나, 1923년 일본에서 관동대지진이 나면서 다 불에 다 타버렸고, 결국 우리의 요구에 의해서(삼성재단에서 돈을 냈다고 하네요) 다 불타고 남은 초석들만 원래 세자궁이 있던 자리로 돌아왔다.

<비운의 조선말기를 함께한 경복궁의 건청궁>

또, 고종을 억지로 폐위시킨 일본은 이후 순조를 억지로 창덕궁으로 데리고 왔으며, 순조가 살고 있던 창덕궁을 비하시켜 '비원'이라는 이름으로 격하시켜 부르게 하였고(뭣 모르는 사람들은 하나의 거의 정궁에 해당하는 궁궐을 정원 정도로 칭하는 것인 비원이라는 이 이름이 일본이 일부러 격하시켜 부르게 한 것임을 모르고 아직까지도 비원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또 창경궁을 동식물원으로 만들어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면서 창경원으로 격하시켜 부르게 하였다. 또한, 경복궁을 정궁이라고 하면서, 경복궁 안에 있던 아름답던 건물들을 뜯어내고  일본의 조선총독부와 총독관저 등을 자기들 마음대로 지어버렸다. (실제로 경복궁 내 중앙청 건물을 철거한 것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 와서이다.)

실제로 창덕궁 뒤의 후원을 가보면, 비싼 입장료(5000원임!)가 아깝지 않을 만큼 정말 조선시대의 임금들의 풍류, 멋과 아름다움, 그리고 백성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지만, 그 아름다운 곳들 마저도 일본이 제맘대로 훼손시키고 자기들 스타일로 바꿔놓고 이용했다는 사실에 보다보면 치가 떨린다. 무엇보다 후원 부용지 앞의 정조가 만든 2층짜리 전각 주합루는 1층은 그 유명한 규장각(왕실 도서관)이었고, 2층은 신하들과 정사를 토론하던 장소로 사용되었던 곳인데, 일제시대에는 이토 히로부미가 여기에서 술판을 벌이는 연회장소로 이용했다고 한다.

<창덕궁 후원의 부용지와 주합루, 그리고 왕의 문 어수문과 서쪽의 서향각>

또 덕수궁(원래 이름은 경운궁)은 최초 세조가 남편(의경세자)을 잃고 궁궐을 떠나는 며느리인 수빈 한씨(인수대비)를 위해 지어준 개인 사저였지만, 나중에 임진왜란 때 피난 갔던 선조가 창덕궁을 재건할 때까지 잠시 거처로 쓰면서 궁이 된 곳이다. 선조 다음 임금인 광해군도 이곳에서 즉위해, 창덕궁이 다 지어지고 난 후에 거처를 그리로 옮겼다. 그리고 이후 광해군이 그의 계모인 인목대비를 바로 이곳 경운궁에 유폐시키며, 궁궐이 서쪽에 있다 하여 이곳이 서궁이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이후 인조반정을 일으킨 인조가 광해군을 폐위 시키며 인목대비가 있는 이곳에 찾아와 이곳에서 즉위를 하였으나 며칠 후 창덕궁으로 인목대비와 함께 옮겨갔다.
고종도 이곳에서 황제로 즉위하였다. 고종이 을미사변(명성황후의 시해) 이후 일본을 피해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하였다가 이리로 거처를 옮기면서 다시 이곳은 궁궐다운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지만, 1904년에 화재로 전각의 많은 부분이 소실되었다. 덕수궁이라는 이름은 1907년 아버지 고종이 헤이그 밀사 파견의 여파로 일본의 강압에 의해서 폐위되고 경운궁에 머물렀는데,  이때 고종의 궁호가 덕수였기 때문에 덕수궁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 때 일본은 즉위시킨 어린 순종을 아들과 아버지 사이를 멀리 떨어트려 놓아 순순히 자신들의 말을 듣게 하기 위해 창덕궁에 거처하게 했다.
덕수궁은 고종시대에 사용되었던 건물로 궁궐이면서도, 석조전 등 유럽의 고전주의파 건축양식이 들어가져 있는 색다른 느낌이 드는 궁궐 중 하나이다.

<덕수궁 석조전, 고종이 대한제국 부흥의 꿈을 안고 건축한 근대건축물>

경희궁은.. 사실'경희궁의 아침'이라는 아파트단지 이름 때문에나 알지, 서울 시내에 이런 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곳은 아닌것 같다, 그 이유는 사실 경희궁은 일제 강점기때 거의 다 허물어버리고 이 자리에 일본인 학교인 경성중학교를 만들고, 또 해방 후에는 서울 고등학교가 위치하는 등 경희궁의 대부분이 일제에 의해 심하게 훼손되었고, 이후 일부를 복원하였지만 온전한 궁궐의 형태를 갖추지는 못해서 궁궐로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많이 잊혀져 버려서인듯 하다. 서울고의 이전 이후 이 부지가 현대건설에 매각되고, 이후 복원을 시도하였으나 서울시의회에서 경희궁 복원비용 문제를 제기해 복원이 중지되고, 이후 이 경희궁 터에 서울역사박물관을 세우면서 많이 훼손이 되었다. 하지만 2013년에 경희궁지 정비계획을 세운 이후, 2014년부터 2차 복원을 계획중이며, 정문인 흥화문을 원위치로 복원하고, 경희궁미술관을 철거한 후 흥정당을 복원하는 등 일부 궁장이 복원될 예정이다.

그렇지만, 의외로 광해군 15년에 지어진 이 경희궁(원래 이름은 경덕궁)은 이후 10대에 걸쳐 임금이 정사를 보던 곳이고, 경복궁 창덕궁과 함께 3대 궁궐로 불리울 만큼 큰 궁궐이었다. (총 100여동이 넘는 전각들이 있었다고 하고, 서쪽에 있어 서궐이라 불렸다.) 광해군이 폐위되면서 인조 역시 창덕궁에서 기거했으나, 이후 창덕궁이 소실되고 이괄의 난으로 창경궁마저 불타 버리자 인조는 인목대비와 함께 이 곳으로 이어하였고,  자신이 폐위시킨 광해군이 공들여 지은 이 곳의 첫 주인이 되었다. (이후에 이곳은 서궐로 불리었고, 창덕궁은 동궐로 불리우며, 이궁으로서의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 그 이후 이곳에서 숙종이 태어나고, 경종, 정조, 헌종이 즉위하였고, 숙종, 영조, 순조가 승하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영조는 경희궁에서 그 긴 재위 기간의 절반 정도를 보낼 정도로 좋아하였다. 또한, 세손시절의 정조 역시 경희궁에서 머물었고, 이곳 승정문에서 즉위를 하였다. 최근 영화 [역린]의 장소인 정조 1년 자객이 들었던 곳 역시 이곳 존현각에서의 일이다. 경희궁이 이궁으로서의 지위를 잃게 된건,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면서부터였다. 그래도 나중에 고종이 경운궁(덕수궁)에 있으면서 석교를 놓아 경희궁을 오가기도 했었으나, 일제에 의해서 총독부 학교를 세우면서부터 철저히 파괴되어버렸다.

경희궁에 가 보면 복구된 건물이 매우 적고,  터만 남아있어 그런지 씁쓸함이 배가 되지만, 공원처럼 일반에 개방되어 있어 가족단위로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경희궁 승정전으로 들어가는 승정문>

창경궁은 최초 세종이 즉위하면서 상왕인 태종을 모시기 위해 지은 수강궁이 있던 곳으로, 성종 14년에 많은 어른들(세조 비 정희왕후, 성종의 생모 소혜왕후, 예종의 계비 안순왕후)을 모시기 위해 확장하여 세운 별궁이었다. 이후 임진왜란 때의 전소 외에도, 잦은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재건되기를 반복하였다. 그러나 창경궁은 창덕궁과 인접하고, 종묘와도 연결되어 있어 조선왕조에 중요한 무대로 사용되어졌으나, 순종 즉위 이후 일본에 의해 철저히 훼손되어졌다. 창경궁 내부 궁중, 담장 등을 전부 훼손하고 일본식 건물들을 세웠으며, 동물원과 식물원을 만들어 유원지로 조성하고, 임금님이 농사를 짓던 권농장 자리는 큰 연못으로 파 버린 후 정자를 세웠으며, 박물관을 세우고, 창경궁의 명칭도 창경원으로 격하 시켰다.

창경궁에는 아직 대온실이라는 이름의 하얀색 철제와 나무로 만들어진 유럽스타일의 온실 화원이 존재하고 있다. 순종 때 일본인에 의해 지어졌는데(딱 보면 건물 앞 정원 손질이나 건물의 외양 모두에서 일본 스타일의 느낌이 팍팍 나는데, 왜 철거가 안되었는지 궁금했었다), 이 건물의 특이성 등으로 인해서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서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창경궁의 대온실>

창경궁에는 다양한 역사적 이야기들이 있는데, 사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이곳의 선인문에서 사도세자가 뒤주 속에 같혀 죽었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영조와는 달리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진 세자가 완벽주의자에 철저한 자기관리를 원하는 아버지 영조에 의해 (그것도 영조가 좀 건강하고 좀 오래 살았나...) 궁궐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괴롭게 지내다 결국 사사 당하는 그 주 무대가 바로 이곳이다. 뭐 이후 정조가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처소인 사경정을 사도세자의 사당이 보이는 곳에 지어주었다고 한다. (현재는 터만 남았던 걸로 기억한다)
또, 누구나 다 기억할만한 숙종 시대의 절세 미인(절세 미인으로 알려진 많은 여인들이 있지만, 역사서에서 아름답다고 적혀있는 사람은 장희빈이 유일하다나 뭐라나)인 장희빈이 거처하도록 했고, 죽음을 맞이 했던 취선당도 이곳에 있었다. (다만, 영조시대 때 불타버렸다)


원래 창덕궁의 후원, 종묘는 자유관람이 안되고 문화재 해설사와 함께 관람을 실시하도록 되어 있는데, 대략 5월 첫째주와 11월 첫째주 정도가문화재청에서 지정해 내국인 고궁 입장료 할인행사(50% 할인?)와 더불어 자유관람을 해준다. 이번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이와같은 할인 행사를 이용하여, 고궁들의 많은 곳을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었다. (그런데 창덕궁 후원은 입장료 할인이 안됨) 자유관람도 좋았지만, 흔치않은 창덕궁의 인정전에 직접 들어가서 순조 시절의 커튼이나 샹들리에(그당시 당연히 발전기가 없었을 테니 제대로 켜진채 유지되지 않고 깜박거렸어도 심지어 전구가 있었다! 에디슨이 전기를 개발(1882년)한지 단 5년만(1887년)에 최초 경복궁의 건청궁에서부터 전구를 달아 점등식을 했던 것이다! 이에 에디슨이 매우 감격해 '세상에, 동양의 신비한 왕궁에 내가 발명한 전등이 다 켜지다니, 꿈만 같다'라고 했을 정도.)를 보거나, 천장에 조각되어져 있는 봉황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참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인정전 안에 들어와 아래에서 올려다본 천장의 봉황무늬와 근대식 조명기구인 전등>


내가 기억하기로...
경복궁과 창덕궁은 입장료가 3000원, 덕수궁과 창경궁, 종묘는 입장료가 1000원, 경희궁은 무료이고, 창덕궁의 후원은 입장료가 5000원이다.
그리고 1달 이내 사용 가능한, 5대궁(창덕궁의 후원을 포함)과 종묘의 통합관람권이 만원이니, 10월 말 정도부터 단풍이 아름답게 질 때, 통합 관람권을 사서 다시 한번 5대궁을 돌아보는 투어를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고궁은 대부분 관람시간이 09:00 ~ 18:00 정도이며, (17:00부터 입장 불가)
청소년(24세 이하)이나 경로(64세 이상) 할인이 된다.

덕수궁은 시청역, 경복궁은 광화문역, 혹은 경복궁역, 창덕궁이나 창경궁은 안국역, 종묘는 종로3가역에서 가깝다.

고궁에 가기 전에 조선시대 역사책이라도 한번 읽어보고 가서 어떤 왕이 언제 이 곳에서 무슨 일들을 겪었는지 떠올리며 둘러보게 된다면 고궁을 바라보는 재미가 배가 된다.